“창조기업들의 상생 플랫폼 역할 할 것”


성북구 1인 창조기업 지원센터에서 최승철 센터장


‘1인 창조기업 육성에 관한 법률’은 2011년 만들어졌다. 1인 창조기업은 아이디어·기술 등 창의성과 전문성을 갖춘 1인 또는 5인 미만의 공동사업자가 상시근로자 없이 사업하는 기업을 뜻한다.


이들을 지원하는 전국 48곳의 창조기업 지원센터에서는 사업화와 창업교육, 멘토링 등을 제공하고 컨설팅과 네트워킹, 시설·공간 등을 지원한다. 1인 창조기업 지원센터는 중소벤처기업부(전담기관 창업진흥원)로부터 해마다 성과평가를 받는다. 지난 11년 동안 줄곧 최우수 등급을 받은 유일한 곳이 있다. 바로 성북구 1인 창조기업 지원센터(성북 센터)다.


3월30일 오후 동소문동에 있는 성북 센터에서 최승철(57) 센터장을 만났다. 그는 “센터가 꾸준히 좋은 평가를 받아 창조기업을 더 잘 도울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센터는 현재까지 신규 창업 144개사, 고용창출 283명, 매출 354억원, 지식재산권 출원 123건 등의 실적을 끌어냈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도 세 차례 받았다. 2017년엔 센터, 다음해엔 최 센터장, 그다음 해엔 신현전 매니저가 수상했다.



성북 센터가 최우수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자치구가 직영 운영한다는 점이다. 성북구는 센터를 운영하면서 다른 청년지원 정책과 적극적으로 연계하고 있다. 최 센터장은 “서울 센터 11곳 가운데 3곳 정도가 공공이 운영하는데 자치구가 직영하는 곳은 성북뿐이다”라며 “자치구 차원에서 발전시켜나갈 수 있어 여러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었다”고 했다.


성북 센터 입주 기업은 입주 1년 뒤 재심사를 거쳐 최대 2년 동안 있을 수 있다. 센터를 졸업한 뒤엔 구의 ‘도전숙’ 사업과 연계돼 업무와 주거 공간을 동시에 지원받는다. 구는 서울지방중소벤처기업청,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함께 원룸형, 가족형 등 다양한 공공임대주택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도전숙 15개 동에 기업 205곳이 들어갈 수 있다. 센터 입주 기업(자유석 4곳 포함) 31곳과 합쳐 약 240개 기업을 키울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춘 셈이다.


도전숙은 센터 입주·졸업 기업의 약 20%가 활용하고 있다. 세대주, 소득 등의 요건을 갖춰야 신청할 수 있어 진입률이 높지는 않다. 센터 입주 기업으로 시작해 도전숙으로 이어져 우뚝 선 1인 창조기업 사례가 생겨났다. 산소마스크를 개발한 ‘오투엠’, 간편 결제 핀테크 솔루션을 만드는 ‘수퍼블리’(Superbly), 소프트웨어 개발기업 ‘아이티스노우볼’ 등이다. 이들은 지역 대학들과 성북구(센터 포함)가 함께 유치한 정부 사업에도 참여해 성장의 발판으로 활용했다.


성북구상공회의 협력도 센터의 안정적 운영에 크게 도움이 된다. 상공회는 협력기관으로 정부 예산을 받아 구에 보내고 회계 업무를 처리해준다. 입주 기업들에는 상설 상담소 시스템과 법정의무교육 등을 지원한다. 최 센터장은 “센터 상근 인력 2명이 입주 기업 지원에 전념할 수 있게 도와주는 든든한 지원군이다”라고 했다.


센터 입주 기업끼리 또는 졸업 기업과 입주 기업끼리 협력은 기업 성장에 촉진제 구실을 한다. 실제 협력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아이티스노우볼은 3년 전부터 성북 센터에서 인연을 맺은 보이스프린트(음성인식 솔루션 개발), 스콘(시뮬레이션 프로그램 개발)과 전략적인 파트너로서 기술과 사업 제휴를 이어간다. 최 센터장은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센터의 창조기업들이 함께 성장해나가고 있어 보람을 느낀다”며 “센터가 상생의 플랫폼 역할을 하도록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개소 때부터 센터장을 맡아왔다. 창조기업의 특성에 맞게 24시간, 연중무휴 운영 체계를 갖췄다. 집이 센터에서 걸어 10분 거리에 있어 대부분의 시간을 센터에서 보낸다. 그는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 7시 전 출근해 입주 기업들을 챙겨왔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기록광이기도 하다. 개인 일상은 스마트폰에, 센터의 거의 모든 서류는 스캔해 컴퓨터에 저장해놓는다. 입주 기업들이 센터의 기록 파일을 보며 자료 관리 방법을 배우기도 한단다.


최 센터장은 한국후지제록스에서 19년 동안 영업, 마케팅 일을 했다. 시간이 갈수록 업무 관련 스트레스가 가중되면서 고민 끝에 2009년 가을 회사를 떠났다. 그다음 해 온라인에서 성북구청의 센터장 모집 공고를 보고 주저하지 않고 지원했다. 그간의 경험을 살려 창업하고 싶은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급여는 예전보다 많이 줄었지만, 임기제 공무원으로 센터에서 일하는 게 보람 있고 행복하단다. “이직 뒤 삶이 완전히 바뀌었다”며 “정년 뒤에도 재능기부를 통해 청년들의 창업을 지원해가고 싶다”고 말하는 그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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